순천에서 쉴랑게요~ 용오름 계곡 투어
순천은 여러모로 익숙한 이름입니다. 흑두루미때문에 전신주를 모두 없에버린 동네라던가, 순천만 늪지의 아름다운 노을 같은 이야기로 많이 들어보았는데, 막상 KTX를 타고 이 지역으로 놀러가게 되면 꼭 여수에 가서 자는 바람에 순천은 잠시 들르는 곳이였는데 이번에는 맘먹고 순천에 놀러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런 저런 여행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냥 놀러가자니 순천이나 지방 도시들의 특징이 이름만 들으면 작을것 같은데 가보면 생각보다 너무 크고, 그래서 별 생각없이 갈 경우 막상 시간을 허비하다 돌아온다는 느낌이 있어요. 특히 자기차를 가지고 가지 않는다면요.
순천도 찾아보니 자기차가 아니면 유명한 곳들은 좀 시간의 제약들이 존재하더라구요. 그래도 익숙한듯 아닌듯한 이 지역에 기왕가면 재미있을 만한 것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던차에 순천에 쉴랑게라는 숙박들이 운영되고 있고, 또 여러 데이투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순천의 조식 맛집으로 유명한 스테이 두루에서 자고, 현지 호스트들이 진행하는 투어를 신청해봤습니다. 스테이 두루에서 자니까, 쉴랑게패스라는 것을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순천의 관광명소인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낙안읍성과 뿌리깊은 박물관, 순천 드라마 촬영장까지 입장료가 포함된 패스였는데 덕분에 고민하지 않고 여기들을 갔다왔습니다/(^0^)/ 저는 비에 지지 않는 사람이니깐! 내리면 내리는대로 우산쓰고 잘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다시 순천의 투어로 넘어가면
저는 순천을 잘 모르니까 순천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여줄지 또 어떤게 재미있을지 너무 궁금한거예요. 그리고 막상 순천이 저같은 뚜벅이들은 아무생각 없이 택시를 타면 택시비가 갑자기 몇만원씩 나오는 곳이란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야말로 서울 촌ㄴ ㅕ ㄴ.....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이 금요일 하루 연차내고 가서, 토요일에 용오름 계곡의 투어와 순천만 갈대숲 투어를 즐기는거였는데 가는날 폭우가 쏟아지는 불상사를 겪었습니다 만? 막상 어딜가나 적당히 자연이 있고 적당히 즐길 수만 있다면 날씨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니 되는대로 즐겨보자하는 마인드와 딱 맞는 투어였어요. 다만 순천만 갈대숲 체험은 출발 2일 전 일기예보로 취소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갈대차를 마셔야하니깐.... 너무나도 아쉬움....ㅠㅠ
용오름 계곡은 순천에서도 광주에 조금 더 가까운 곳이다보니까 순천 시내에서 이동할 경우에 이동에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데, 이미 순천만 정원에서 낙안읍성까지 택시비 28,000원이 나오는걸 보고 이미 교통비로 비용을 다 뽑았다 생각했습니다. 그저 얄팍한 마인드지만 맞는건 맞는거니깐~ 어휴 왕복이면 벌써 56,000원.... 뚜벅이 웁니다.
아침 9시에 스테이두루에서 맛있게 아침밥을 먹고 역앞으로 가니까 이미 호스트님이 나오셔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그렇게 호스트님이 운전하는 타를 타고 용오름으로 이동~ 가면서 순천과 용오름 계곡과 마을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모르는 것보단 아는게 재밌잖아요. 계곡으로 가는 40분 내내 바깥풍경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강원도나 경상도와는 또 다른 전원풍경이 너무 좋더라구요. 서울에서 차가지고 내려오기 힘들어서 뚜벅이로 내려왔는데 너무 편하게 근교로 나가니까 좋기도 하고. 근데 이제 비가 막 오다가 말다가 난리가 났고, 뭐 내리면 내리는대로~ 안내리면 안내리는대로 즐겨봅시다 했습니다.
용오름 계곡은 용오름마을 주민분들이 굉장히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계신게 인상적이였어요. 보통 계곡하면, 주변에 식당가가 있거나 해서 들어갈 수 없거나 한 곳도 있는데 예쁘게 자란 초록초록한 벼들과 비가 내렸다 말았다 하면서 낀 구름들이 오히려 굉장히 예뻤습니다. 계곡을 끼고 사운드 스케이프로 계곡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도 너무 좋았어요.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 할 수 있으면 이 물소리 녹음해서 ASMR로 자기 전에 듣고 싶은 수준. 매미소리도 들어보고 바람소리도 들어보고~ 그냥 누워만 있어도 힐링이겠다 싶었는데 또 비가 내렸다 말았다 하는 자연에 순응하며 쉴랑게했습니다. 주민분들이 이용하는 정자에 앉아서 빗소리 들으며 그꽃길 호스트님이 준비해주신 기장떡과 호박떡 같은 떡들과 미숫가루 마시면서 먼산 보며 유유자적하던 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안해보면 몰라요 그냥 이불깔고 낮잠자고 일어나면 딱 좋겠다 했습니다.
또 비가 잠깐 걷혀서 잎두림 체험하기 위해서 계곡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잎을 따는데 여름의 끝자락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두드림체험 어릴때 한두번은 해봤지만 또 이렇게 해보니 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갑자기 열정이 솟구쳐서 신나게 추가 잎 따와서 두들겼습니다. 용오름 마을 주민들은 마을정자에서 누가 망치로 두들기고 난리가 나도 별로 상관을 안하시더라구요. 호스트분께서 평소에 안면을 잘 터주셨는지 원래 인정이 많으신 분들인건지 ㅎㅎ 덕분에 너무 즐겁게 어린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받으며 체험도 했습니다.
꼭 순천 시내가 아니라도, 눈이 즐겁고 귀가 편안하고 마음이 평화로우면 아무래도 좋은것 같아요. 순천 시내에서 한번 시간을 보냈다면 이런게 순천 근교에서 예쁜 농촌마을을 한번 보시는 것은 어떨까 싶더라구요. 그리고, 여기는 무료로 아무나 와서 즐길 수 있는데도 주민분들이 화장실도 관리해주시더라구요? 굉장히 지저분한 화장실을 예상했는데 휴지도 있고, 청소한 흔적도 있어서 아주 인상적이였습니다. 사실 계곡에 구명조끼 있는 것도 인상적이였어요. 여벌옷만 있었으면 계곡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비가 오락가락하고, 원래 투어에 계곡에 들어가는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어른 된 몸으로 참아보았습니다.
순천의 재미있는 프로그램, 너무 잘 체험했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 망설이고 계시다면 순천으로 가셔서 꼭 순천 마을 여행을 체험해보셨으면 해서 후기 남겨요